건강한 발달을 위해 유아가 필요한 것은?
어린아이를 위한 태블릿 프로그램이 빠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태블릿의 이런 프로그램에는 기존 형태의 놀잇감들이 담겨있고 인형과 동물 장난감들도 스마트폰이나 베이비폰에 들어있다. TV, PC, 스마트폰, 게임보이 등 각종 미디어는 눈과 귀만 활동하면 된다. 소근육운동 등 다른 감각 기관들은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디지털미디어의 화면을 오래 보거나 자주 보는 것은, 아이가 사람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직접경험의 기회와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는 다른 사람과 말로 주고받는 기회를 없애고, 화면에 보여지는 그림들로 인해 아이의 상상력은 줄어든다. 아이가 디지털미디어 앞에 앉아 있는 동안 아이의 활동 반경은 좁아지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비만을 유발한다. 게다가 자세이상, 근시 등 신체적으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4-7세 자녀를 가진 부모 70% 이상이 날마다 30분 이상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그 결과로 아이의 언어발달과 집중력 약화, 신체적으로는 과잉행동장애 증상, 내적 불안증과 공격성까지 보인다. <세서미 스트리트>시청조차 언어 지체와 상관관계가 있다. 비록 이 프로그램이 만 4-7세 아이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아이의 TV나 스마트폰에 대한 노출은 또한 36개월 아이의 인지능력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아이들의 뇌는 사회적 소통을 통해 학습하도록 최적화돼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DVD를 통해 제2외국어에 노출되면 부실한 학습을 하게 된다. 디지털미디어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줄인다. 이는 아이들의 수많은 발달 측면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이와 함께 디지털미디어를 본다고 하더라도 디지털미디어의 존재는 아아의 놀이를 방해하고, 부모와의 사회적 소통의 양을 감소시킨다.
디지털키즈의 시대이다. 진료실에서 아이를 달래려는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그림책조차 태블릿에 수백권씩 담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은 편리하다. 많은 수고를 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생각하지 않아도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아이의 뇌도 쉽게 그에 적응한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태어나는 아이들
식당에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트에서, 병원에서, 강연이나 방송 중에도 내가 만난 부모들은 정말 거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이 있었고,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쥐고 있었다. 아이가 진료실에서 진찰을 받을 때조차도 아이에게 쉽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아이가 굳이 달라고 조르지 않아도 떼를 쓰는 아이의 관심사를 잠시 돌리기 위해, 아이의 입이나 손발을 묶어두기 위해 부모가 나서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제시하거나 쥐어주었다. 아이의 발달과 뇌를 연구하는 소아신경과 전문의로서 나는 이러한 현실이 굉장히 걱정스럽다. 인간의 뇌는 성인이 되어서도 늘 변하고 완전히 굳는 일은 없지만, 대체로 만 5~6세 무렵까지 급격하게 성장한다. 신생아 시기, 겨우 성인 뇌의 25% 수준이었던 아이의 뇌는, 6년 사이 성인의 90%에 육박하는 용량을 갖게 된다. 만 12세가 되면 거의 성인 수준으로 성장한다. 뇌의 용량이 성인의 것과 비슷해진다는 것은 아이의 지각, 인지, 지능, 기억, 창의력, 언어, 정서, 사회성, 도덕성 등 뇌 영역의 여러 가지 발달도 그 만큼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만 6세 까지는 앞서서 열거한 발달들의 기초가 다져지고 급격하게 발달하는 감수성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 시기 뇌의 각 기능이나 영역을 발달시킬 수 있는 적절한 자극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평생 해당 기능의 발달이 늦어지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다. 순조로운 뇌 발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10년 전만 해도 순조로운 뇌 발달을 막는 1등 공신은 ‘조기교육’이었다. 아이가 태어난 지 6년 만에 성인의 90%이상에 해당하는 뇌 발달을 이루려면, 굉장히 다양한 자극을 받아야 한다. 조기교육은 아이의 뇌 발달 속도를 무시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발달만 꾀하다가 되레 아이의 뇌 발달에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다양한 자극은 유아기 많은 교육을 더 빨리 더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다. 뇌의 각 영역의 발달 순서에 맞게 적절하게 주어져야 제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자극’은 학원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형태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 속에 있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자극물은 사람이고, 두 번째가 놀잇감이다. 따라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고 들으며 부비고 느끼며 오감을 자극받고, 체험과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뇌에 가장 좋은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기교육은 이 좋은 자극의 기회를 아이에게서 빼앗아갔다. 그런데, 요 근래는 뇌 발달을 위한 다양한 자극을 막는 것은 ‘조기교육’보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디지털 기기들이 더 크다. 디지털 기기들은 뇌 발달을 막을 뿐 아니라 뇌 발달에 심각한 이상을 일으킨다. 이것은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연령이 낮으면 낮을수록 심하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다. 이런 혼선이 생기는 것은 전전두피질의 실행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작업은 또한 기억 속에 있는 두 번째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작업들 사이를 오가는 것은 하나씩 차례대로 작업을 완료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뇌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발생하는 시간의 낭비를 전환비용이라고 말한다. 주의집중이 필요한 다수의 작업을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 한꺼번에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다. 한마디로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다중작업은 비효율적이다. 더구나 아이들은 디지털미디어를 경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내느라 다른 중요한 활동을 등한시하게 되어 문제가 된다.
스마트폰에 빠져 나이가 들수록 ‘참을성’을 점점 잃어가는 아이에게는 이런 전두엽의 발달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고, 이 감정을 존중하고 본인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결단을 내리는 능력이다. 즉, 충동을 자제하고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격려하고,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다. 따라서 요즘은 지능지수보다도 정서지능을 높이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정서지능은 어떤 교육을 한다고 하루아침에 높아지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알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아이가 ‘나’를 알아가는 발달과 연령별로 발달되는 정서발달을 순탄히 밟아가야 높일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디지털치매
스마트폰 때문에 생긴 질병 중에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치매이다. 컴퓨터가 외장하드를 장착하여 사용하듯, 아이들의 뇌도 외장하드를 하나씩 달고 있다. 어휘력을 늘리고 배경지식을 쌓지 않고 기억하고 사고해야 할 일을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것이다. 기억하고 사고하는 활동을 하지 않다보니까 기억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는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디지털격리증후군
디지털격리증후군도 있다. 대화하고 소통을 하려면 얼굴을 맞대야 하는데 모두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나 친구들의 시선을 간파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표정에서 감정을 파악하지 못하며 적절한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하다. 스킨십이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스킨십을 하면 아기 뇌에서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부모에 대한 애착이 깊어지고 두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안정감을 발달시켜 준다. 유대감은 성장 발달의 가장 기초가 되는 뇌 부위에 영향을 미친다. TV나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스킨십의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긍정성이 줄어들고 있다. 3세 이상의 아이는 부모의 스킨십도 계속 필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보기도 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경험도 해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디지털 기기는 이렇게 사람과 부대끼며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며 교환하는 기회를 빼앗아간다.
ADHD
ADHD도 많아지고 있다. 집중력은 뇌의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하는 능력으로 12개월에 급격하게 늘어난다. 부모와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상호작용과 특정 놀이들이 아이의 주의집중력 발달을 돕는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들이 아이와 부모가 상호작용하는 시간을 앗아가고 있다. 뇌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면 즉시 스스로 대처해야 하며 그 문제에 깊이 집중하여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전두엽에 의한 하향적 주의와 감각에서 올라오는 상향적 주의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하여 불균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뭔가에 깊이 집중하다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거나 또는 자주 방해를 받아서 해야 하는 작업이 진행되지 못할 때가 많다.
스마트폰중독
TV를 즐기는 것 자체가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TV를 보여 달라고 떼를 쓰고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것조차 하지 않고 TV를 보는 아이들도 있다. 그로 인하여 키나 체중과 같은 성장에도 영향을 주며 언어, 운동 및 인지의 발달에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TV가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준다면 TV중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른들에게는 TV중독 때 나타나는 증상이 가끔 나타나는 것이 TV중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가끔이라도 TV중독의 증상을 보인다면 그만큼 아이가 TV에 많이 노출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어른에 비하여 심각성이 더한 것이다. 따라서 36개월된 아이는 가끔이라도 TV중독의 증상이 있어서는 안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성인이 창의적이고 적정하게 각종 디지털미디어를 다룰 수 있으려면, 기술적인 능력과 정신적인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능력의 바탕은 유아기에 만들어진다. 아이들이 실제로 겪는 다양한 체험이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뇌발달을 촉진하며 훗날 성공적인 학습을 위한 바탕이 된다. 오감이 발달하고 운동감각적 통합을 이루려면 다양한 직접적인 체험이 필요하다. 예컨대 자연 현상들과 자연 풍경을 경험하기, 동물 체험과 악기연주 등은 디지털미디어보다 더 중요하다. 소근육 발달과 창의성의 형성 과정에서 미술, 만들기 작업, 조소 활동이 충분한 자극을 주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스스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반복하여 체험한 아이는 자신감을 가진다.
인지 발달은 몸을 많이 움직여야 촉진된다. 스마트폰게임 대신 진짜 놀이가 창의성을 촉진한다. 아이가 놀면서 주변 환경을 탐색하며, 그런 놀이 환경에서 또래와 창의적인 역할놀이를 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놀이 환경도 중요하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적 환경과 리듬적으로 반복되는 하루 일과가 아이의 두뇌발달을 촉진한다.
타인과 직접 나누는 접촉이 언어 발달을 촉진시킨다. 아이에 대하여 부모가 보여주는 관심과 주목이 부모-자녀-유대감을 강화시킨다. "우리에게 네 존재는 소중하지!" 타인과, 특히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신체적 접촉이 모든 감각 발달을 촉진한다. 4-7세 때에는 언어 능력과 창의성 발달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이야기 들려주기, 그림책과 적절한 분량의 듣기 자료를 추천한다. 규칙적으로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거나 잠자리에서의 이야기 들려주기는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이때 아이는 보호받는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런 습관이 훗날 아이의 책읽기를 장려하게 된다.
TV 시청
부모가 규칙을 가지고 TV시청을 하게 하면 스트레스 없이 행동에 옮길 수 있다. 우선 아이가 디지털미디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TV,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줄여야 한다. TV를 주로 보는 환경이 되면 아기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든지 어머니와 책을 읽는다든지 운동발달을 위한 신체놀이를 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TV는 아기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지능발달이나 운동발달에 좋지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TV를 보는대신에 다른 흥미로운 공간을 만들어서 다른 것에 열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 방에 디지털미디어 기기를 들여놓지 마라. TV의 유아용 프로그램 시청은 매일 해서는 안되며, 한번에 30분, 하루 1시간까지만 허용하자. 예를들면 세사미스트릿과 같은 진행 속도가 느린 프로그램이 좋다. 아이가 유아용 동영상을 보려고 하면, 아이와 함께 감상하라. 시청하면서 아이는 질문이나 자기 경험을 부모에게 직접 말할 수 있다.
광고물에 주의하라. 아이와 함께 영상물을 볼 때, 지루한 광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TV보다는 DVD 동영상을 추천한다. 광고를 보면서 아이는 "엄마, 저것 좀 사주세요!"라고 칭얼댈 수 있다.
만약 부모가 꼭 TV를 허용하는 경우에, 부모가 아이와 함께 시청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TV를 의식적으로 켜고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어떤 프로그램을 볼 것인지 아이와 함께 상의하고 또는 미리 어떤 프로그램을 어떤 이유에서 얼마나 오래 시청하게 될 것인지를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아이가 해당 매체를 책임있게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된다. 시청한 내용에도 부모는 최소한 아이가 무슨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지 알아야하며 본 것에 대해 같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북돋아야 한다. 그들이 아직 자신이 본 것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을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부모들은 디지털미디어를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방에 따로 두어야 한다. 아이들은 특정 물건들에 대해 어른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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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비롯한 태블릿 PC
편리한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점차 보급이 늘면서 그늘도 나타나고 있다. 너무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노출되는 아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자칫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3~9세 아이들 중 85.5%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회 이상 이용하는 아이도 전체의 65.8%에 이른다. 성장기에 디지털 자극을 자주 접하면 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인지 및 정서 능력을 높이는 데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끼고 살면 청소년기가 돼 인터넷 및 게임 중독, 또는 ADHD로 연결될 위험성도 커진다. ADHD 인자를 가진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새로움을 좇는 성향이 강한데,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자극이 강한 매체는 이를 강화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는 TV·컴퓨터·인터넷이 이런 문제의 핵심 연결고리였다. 그런데 이제는 ‘손 안의 TV’ ‘움직이는 컴퓨터’인 스마트폰·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위험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아이는 태블릿 PC의 앱을 통해 ‘뽀로로’나 ‘뿡뿡이’ 같은 캐릭터와 노는 데 익숙해있다. 이젠 태블릿 PC는 아이에게 또 다른 유치원이나 다름없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게 지나치면 본격적으로 게임에 빠져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게임 형식의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디지털 기기의 자극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아교육용 스마트폰 앱에 대한 부모 인식 조사’에서 부모들은 유아용 앱의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효과에 아이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해당 앱의 인기 캐릭터에 끌리지만, 결국에는 영상·소리 자극에 빠져든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부모는 좋다고 소문 난 콘텐츠가 있으면 매체를 마다하지 않는다. 대부분 한글이나 영어 등을 익힐 수 있는 교육 콘텐츠부터 접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중엔 게임 형식이 많다.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에서 조사한 ‘스마트폰의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동향분석’에 따르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중에선 게임을 활용한 방식이 두드러졌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학습효과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 게임프로그램들은 주로 시청각 자극에 따른 눈의 움직임과 간단한 손가락 터치만 사용토록 하므로 두뇌발달에 한계가 있다.
[Q & A]
Q1. 잘 놀다가도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으려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까?
A1. 우선 디지털미디어를 접촉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보상으로 디지털미디어 시청을 하면 인된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와 의사소통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꼭 시청해야 한다면 시청하는 시간과 장소를 제한하라. 유아대상 프로그램으로 제한하되 꼭 옆에서 같이 시청하라. 무엇보다 바깥활동을 늘려라
Q2. 시력에 문제는 없을까?
A2. TV 를 가까이 보면 눈이 나빠진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으나 TV 때문에 눈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근시 등으로 눈의 시력이 떨어져 멀리서는 안보이기 때문에 자꾸 TV 앞으로 가려는 경향도 있으므로 안과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Q3. 시청 시간을 제한할 방법은?
A3. - 한번에 30분 이상은 안되며 1시간 이상 시청하지 않도록 한다.
- 타이머를 이용하여 소리가 나면 TV를 끄는 습관을 들인다.
- TV에 장치를 하여 TV를 마음대로 키지 못하게 한다.
- 특정한 프로그램이나 하루 중 특정한 시간에만 시청하게 한다.
- 시청하는 장소도 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 장소로 제한한다.
Q4. 아이와 충분히 대화하면서 시청하면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점은 없는가?
A4. 아이에게 TV을 보여주면 언어 발달이나 인지능력의 발달 등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TV에서 나오는 내용은 일방적이고 아이는 그 내용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TV에서 나오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의 언어나 인지능력 발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엄마가 아이를 돌보며 하루 종일 TV를 켜 놓게 되면 아이에게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엄마가 TV에 열중하게 되어 아이와의 접촉이 소홀해져서 엄마와 아이와의 긴밀한 관계나 아기의 언어 발달에 지장을 주게 된다.
Q5. 밥 먹을 때 영상물 보여주면서 먹이면 한 자리에 앉아 잘 먹는다. 영상물이 없으면 아예 한자리에 있지도 않는다. 이런 방법으로 활용하는 건 괜찮을까? 아니면 현실적인 방법 제안해달라.
A5. 영상물을 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TV를 보면서 먹게되면 음식에 대한 관심이나 음식의 맛에 대한인식도 없어지므로 식사습관이 엉망이 된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면 음식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Q6. 요즘 스토리빔이 유행한다. 어두운 곳에서 틀어주는 빔 프로젝트이다. 이걸 틀면 영상과 함께 그림책을 읽어주는 제품인데 괜찮은걸까? 어두운 곳에서 보는 거라서 더 걱정이다.
A6. 밤에 까지 영상물을 틀어주는 것은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보면 그 화면에 집중하는 장점은 있지만 부모와의 상호작용은 더 부족하게 된다. 잠자리에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까지 이러한 미디어로 대체된다면 부모와의 상호작용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