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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전기의 말소리

아기들은 태어난 직후부터 소리에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아기는 출생하자마자 배부르고 기분 좋은 상태에서 사람의 목소리나 딸랑이 소리를 내면 반응을 한다. 눈을 깜빡거리거나 가만히 주목하는 듯 보이며 일부 빠른 아기는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특히 엄마의 목소리에 잘 반응하는데 엄마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울다가 울음을 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 목소리와 다른 소리를 구별하는 것은 생후 한 달이 되어야 가능하다. 아기들은 장난감 소리보다 사람 목소리에 더욱 잘 반응한다고 한다.

아기들이 의미가 있는 말은 아니지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생후 45일부터이다. 아기의 목에서 울음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나오게 된다. 이때부터는 부모가 어르면 반응을 잘하고 웃기도 하는데 이 목에서 나는 소리가 길어지고 발전하면서 옹알이라고 하는 '마마', '다다' 같은 자음과 모음이 합쳐진 소리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의미가 포함된 말은 아니다. 이러한 옹알이가 가장 많고 길어지는 시기가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이다. 이때는 소리 내는데 자신이 붙어 소리도 많이 지르지만 소리도 상당히 크다. 부모가 듣기에도 시끄러울 정도로 소리를 질러댄다. 하지만 아기의 언어발달에 이 시기만큼 중요한 시기도 없다. 그 이유는 이러한 언어전기의 시기는 언어발달의 기초가 되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이다. 아기가 소리 지르는 것은 요구사항일 수도 있고, 자기 기분의 표시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떻든 아기가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때 부모는 아기의 소리에 잘 반응하므로써 아기에게 소리에 대한 자신감을 주고 언어발달을 자극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마-마', '다-다'같은 아기들의 소리를 흉내만 내면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해서는 아기에게 큰 도움이 되질 못한다. 그렇게 하는 대신 아기가 말하는 단어를 올바르게 반복해 주어야 한다. 또한 아기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잘 모르더라도 웃어주거나 칭찬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아기가 의미가 있는 단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첫돌이 되었을 때 하는 '엄마', '빠빠' 정도이다.

그러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이러한 정상적인 발달이 아닌 다른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소리를 지르는 발작이 그것인데 발작이 몸을 비틀거나 눈이 돌아가거나 손발을 까닥거리는 것이 아니라 높은 소리를 지르는 것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아기가 좀 보채는 양상을 보이며 의식이 없는 경우도 있고 옆에서 어르거나 자극을 주어도 소리 지르는 것에 변화가 없다. 

또 하나 기분이 좋아서 지르는 소리가 아닌 불편을 호소해서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고성의 소리를 지르고 손발을 바둥거리거나 뻗치는 등 자세가 안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표정이나 다른 몸짓들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불안한 것을 읽을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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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그림책을 대하는 자세

그림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기만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읽어달라며 들고 오는 때가 생긴다. 집에 있는 그림책이란 그림책은 모두 꺼내서 읽어 달라고 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앉은 자리에서 읽는 그림책의 권수가 많아진다. 돌이 조금 넘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그 욕구를 달성하기 위해 엄마를 조른다는 자체가 참으로 신비하고 놀랍다. 50번이고 100번이고 반복하는 기개가 부럽기도 하고, 아이가 꿈을 갖고 훨훨 비상하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 때의 아이는 거꾸로 놓은 그림책을 바르게 돌려서 볼 줄도 안다.

보통 13개월 전후로 아이는 그림책을 장난감이 아닌 ‘보고 읽는 것’으로 인식한다. 책을 책인 줄 아는 것이다. 이때부터 아이는 5~6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그림책을 즐긴다. 홀로 책장을 넘기며 그림책 속 인물들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도 한다. 부모는 이 시기 아이에게 그림책은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찢거나 던지지 않고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돌이 지나면 그림책을 즐기던 아이든 즐기지 않던 아이든 그림책이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런 아이들에게 다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라고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찢어진 책장을 테이프로 붙여주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감성적인 엄마들은 책이 찢어지면 “어머, 책이 다쳤구나. 우리 ○○이가 호~ 해주렴.”하고 아이와 함께 뽀로로 밴드 같은 것을 붙여주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아이의 발달에 맞는 그림책 대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자신만의 확실한 취향이 서서히 생긴다. 아이에게 자신만의 취향이 생겨서 한 분야의 책만 본다면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되 발달단계에 따른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두고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많아질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모의 욕심이다. 이 책 저 책 꺼내 와서 읽어달라는 아이를 보면 ‘집에 그림책이 부족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구입을 자꾸 늘리게 된다. 그런데, 조금만 지나면 그림책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암흑기가 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생후 18개월 정도 되면 아이는 갑자기 잘 보던 그림책들에 관심을 잃는다. 이 때 사놓은 그림책이 아까워 그림책 읽기를 강요하면, 아예 그림책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18~24개월의 아이는 이전의 아이와 좀 다르다. 혼자 마음대로 걷고 팔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거의 마음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상태다. 뭐든 관심이 많고 뭐든 자신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아도 생기기 시작해 취향도 생기고 고집도 생긴다. 특히 좋아하는 책이 있고 유난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책도 있다. 남자 아이들은 공룡, 자동차, 기차 등을 좋아하고, 여자 아이들은 인형, 소꿉놀이에 관심이 많다. 맘에 들지 않는 그림책은 한두 페이지 읽고 가버리지만 맘에 드는 그림책은 여러 번 반복해서 본다. 아이의 이런 행동은 발달상 자연스러운 것으로, 특히 좋아하는 그림책이 있다면 그 책을 원하는 만큼 반복해서 읽도록 도와야 한다. 반복해서 읽는 활동은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18~24개월에도 아이가 그림책을 계속 즐겨본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보통 이 시기는 그림책과 멀어지는 시기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행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장난감 놀이 등에 관심이 많아져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 부모가 억지로 그림책을 보여주려고 하면 건성으로 본다. 잘못된 그림책 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한 곳에 집중하기에는 아이의 호기심이 너무 크다. 아이가 그림책의 맛을 제대로 아는 것은 만 3~4세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시기 아이에게 그림책은, 꼭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으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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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4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13~24개월,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원한다 " 

언어 발달: 정확한 발음을 배우고, 어휘력을 확장해나간다.   
부모들은 생후 7,8개월 무렵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고 이어서 5~6개월 지나 한 두 단어를 하기 시작하면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서 이 단계는 소리를 구별하고 단어를 구별하는 시기일 뿐 아직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생후 13~18개월은 언어의 의미를 인식하고 그 의미를 확대 적용하기 시작한다. 생후 18개월이 되면 여기 저기 손가락질을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지는데,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엄마, 아빠”라고 말해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아이는 비로소 사물과 대상의 존재, 그 대상이 갖고 있는 성질, 특징 등을 나름의 방식으로 터득하고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명명하기의 단계에 들어선다.
생후 12개월이 되면 자연의 색깔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고, 생후 24개월이 되면 아직 근시이기는 하지만 시력이 약 0.3 정도로 뚜렷해진다. 운동발달도 걸음마 단계를 지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대상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동을 많이 한다. 또한 소근육 운동의 발달로 퍼즐이나 블록에 관심을 보이고 익숙한 장난감을 이리 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아이는 ‘나’ 아닌 수많은 대상들에 관심을 보이며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터득하고, 이들의 고유한 성질, 특징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대상들을 ‘단어’라는 추상적인 형태로 담아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독서 발달: 줄거리 파악이 가능하며,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 줄 안다.  
생후 12개월이 되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물건을 잡을 수 있다. 18개월부터는 잡았던 물건을 다시 자유롭게 놓을 수 있어 블록을 쌓고 허무는 일을 즐기며 소근육을 발달시킨다. 생후 24개월이 되어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7분정도이다. 때문에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효과적이지만, 하나의 그림책을 오랜 시간 보게 하는 것은 힘들다. 그림책과 단어의 연결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줄거리도 파악하는 시기이므로 사물그림책과 생활그림책 모두 도움이 된다. 눈과 손의 협응력이 향상되고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아이 혼자서도 그림책을 볼 수도 있다. 그림책은 빨리 넘길 수도 있고 천천히 넘길 수도 있고 도중에 멈출 수도 있으며, 앞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림책은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TV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매체와는 차별화된다. 아이가 자신의 손을 움직여서 책을 읽어 나가면 그림책의 이야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적극적으로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동안 그림만 들여다보던 아기도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그 속에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혼자 중얼거리거나 고갯짓을 한다. 글을 모르더라도 아기들은 생후 18개월 정도만 되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자를 읽을 줄 몰라도 그림만 보고 중얼거리는 것은 바로 ‘그림 보고 이야기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생후 18개월에 아이는 그림책을 통하여 자기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적당한 그림책:  그림이 좋고 정보가 정확한 그림책, 아직은 단순하고 쉬운 그림책
생후 13~24개월 아이는 자연의 색깔을 그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시각이 발달하므로 그림책을 고를 때에는 그림이 좋아야 한다. 좋은 그림은 색채가 풍부하고 선명하고 아름다우며 배경, 등장인물의 표정, 동작 등이 동적으로 생생해야 한다. 또한 전해주는 정보가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단순해야 한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아이의 주변에서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만든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흔히 경험하는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것, 가령 목욕하거나 쇼핑하는 일, 동물원에 놀러간 일 등을 간단한 이야기로 꾸민 그림책이라면 제격이다. 등장인물은 동물이나 친구, 가족들이 좋다. 사물에 대한 그림책은 언어와 사물을 익히게 할 수 있어, 이 시기까지 유용하다. 이 때 그림은 과일, 탈 것, 동물, 식물, 일상생활의 기구, 색깔 등이 크게 세밀화로 그려져 있는 것으로 택한다. 말놀이를 좋아하므로 동요나 동시가 있는 그림책도 고른다. 언어감각의 발달과 정서적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풍부한 색감이 있고, 리듬이 있고 살아있는 언어로 구성된 짧은 동시는 아이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다.
  걸음마 아기들에게 좋은 그림책은 아이의 신체발달에 적합하고, 좋은 그림책을 만들어내는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책, 튼튼하며 안전하고 위생을 고려한 책, 재질에 독성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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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7-12개월, 모국어 듣고, 뚜렷한 그림을 보고 싶어 한다."

언어 발달: 뇌는 모국어로 발달한다. 모국어 자극에 반짝이는 뇌
미국 워싱턴대학교 음성 및 청각학과 교수인 페트리샤 K.쿨(Patricia Kuhl) 박사는 음성발달 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녀는 생후 10개월만 지나면 아기의 뇌는 모국어에 맞게 발달하게 되고, 모국어로 발달하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생후 6개월 아기는 자음과 모음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들려주면 일반적인 소음 등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생후 10개월이 지나면 자음과 모음이 들릴 때마다 고개를 돌려 관심을 나타낸다. 소음과 언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생후 8개월까지는 미국 아기나 일본아기나 모두 ‘r’과 ‘l’의 발음 차이를 구분한다. 뇌가 모든 언어에 차별 없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후 10개월이 되면 미국의 아기들은 약 80% 정도는 두 발음의 차이를 구별해 냈지만 일본의 아기들을 그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페트리샤 박사는 일본아기들이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r’과 ‘l’의 발음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아기들은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모국어 언어에 맞게 뇌의 신경 회로가 형성되면서 다른 능력을 과감하게 포기하기 때문이다. 
아기의 뇌는 자주 접한 자극에 의해 특정한 신경 회로가 만들어지면 뉴런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자주 쓰이지 않는 신경회로를 과감히 포기한다. 아기의 뇌는 많은 소리 중 용케 모국어를 알아내어 모국어에 맞게 뇌를 발달시킨다. 앞으로 아기의 뇌에 일어날 엄청난 발달의 기초에는 모국어를 알아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후 7~12개월에는 뇌가 모국어에 맞게 구조화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뇌 발달을 돕는 일은 모국어를 많이 들려주는 일이다. 


독서 발달:  그림책은 손, 입, 혀로 만질 수 있는 장난감!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아기는 비교적 정확하게 초점을 맞춘다. 이제는 그림의 선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그림도 잘 볼 수 있다. 생후 6개월이 되면 손과 눈의 협응이 발달하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잡으려고 한다. 이때는 장난감처럼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림책이 필요하다. 생후 7~12개월 아기의 관심은 입, 혀, 입술 등 구강에 집중되어 있어 빨기, 물기 등을 통하여 입체를 느낀다. 책을 포함하여 손에 잡히는 물건은 모두 입으로 가져가서 확인한다. 당연히 아기에게 주는 그림책은 만지거나 빨아도 유해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시기 아기들은 그림책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그림책에서 본 것을 일상생활에서 발견하기도 하면서 신기해한다.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주변 사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많이 할 때다. 이때는 아기의 웅얼거림에 “냉장고야. 음식을 상하지 않게 넣어놓는 전자제품이지.”식으로 사물의 이름을 또박또박 친절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림책을 읽을 때에도 그림 속 사물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묻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일이 많다. 그림책 줄거리의 흐름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아기의 호기심에 답해주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이 시기 아기에게 그림책 읽기는 친숙한 사물의 이름을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적당한 그림책 :  아기가 주인공인 그림책, 의성어 의태어가 담긴 짧은 그림책 
생후 7~12개월 아기는 파스텔조의 색깔도 볼 줄 알고 작은 물체도 볼 수 있지만 비슷한 물체를 잘 구분하지는 못한다. 색깔이 애매하거나 배경과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사물이 너무 작게 그려진 그림책은 피한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책이라기보다 장난감에 가까우므로 손으로 만지면서 촉각과 시각 발달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 좋다. 감정이입이 되려면 그림책의 주인공이 아기와 비슷하고, 그림도 사실적인 것이 좋다. 언어발달이 중요한 시기이므로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절하게 살린 그림책일수록 아기가 좋아한다. 운율감 있고 재미난 표현이 많이 나오는 동요나 동시를 담은 그림책도 적당하다. 7~12개월 아기에게는 이야기책보다는 사물을 분류하고 인지할 수 있는 사물그림책을 선택한다. 한두 마디로 시작해 한 문장을 넘지 않는 한 줄 정도의 글이 담긴 책이면 적당하다. 달과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나, 강아지처럼 주변의 동물이 등장하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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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언어발달: 생후 1개월 소리 차이 알고, 생후 6개월 모국어 구별한다." 

언어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조물주가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뇌의 신경회로에 심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언어와 관련된 신경회로의 시냅스는 영유아기에 집중적으로 증가하도록 프로그램이 되어 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언어의 복잡한 과정을 태어나서 36개월 만에 다 발달시킨다. 생후 1개월부터 벌써 소리의 차이를 구별하기 시작하며 생후 6개월에는 모국어의 구별능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때문에 0~6개월에는 부모의 사랑과 정성이 담아서 아기에게 많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0~6개월 아기들은 자장가를 좋아한다. 자장가는 아기에게 행복감을 줄 뿐 아니라 수용언어를 발달시키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아기들은 규칙적이고 조화로운 음을 좋아하는데 부드럽고 달콤한 자장가를 통한 언어적 자극은 아기의 언어발달에도 좋을 뿐 아니라 아기와 정서적 상호작용을 익히는 좋은 기회이다. 아기는 자장가를 통하여 부모의 마음을 느낀다.

독서발달: 생후 3개월, 호기심 자극하는 물체를 유심히 쳐다본다.  
생후 3개월이 지나면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체를 쳐다보고, 엄마 얼굴이 가까이 있으면 눈, 코, 입 등의 얼굴 윤곽을 희미하게나마 알아볼 수 있다. 이때부터 그림책을 보여주면 감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 뇌과학자들은 생후 3개월부터는 그림책을 보여주라고 권한다. 그림책을 보여주면 시각이 자극되고, 부모의 책 읽는 소리는 청각의 신경회로를 강화시킨다. 물론 초점을 맞추려면 생후 6개월은 지나야 한다. 그 전은 그림책의 그림을 본다고 하더라도 전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윤곽 주변을 주로 보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기의 시각을 고려해서 그려진 그림책, 예를 들어 굵은 선으로 윤곽을 단순하게 처리한 사람의 얼굴, 원색의 색깔, 기하학적 도형 등이 그려진 그림책은, 짧더라도 아기가 집중해서 보게 한다. 또한 보는 것을 좋아하게 만든다. 따라서 20cm 정도 앞에서 단순하게 그려진 초점그림책이나 개념 그림책을 보여주면, 좋은 감각발달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생후 4~6개월에는 어느 정도 색깔을 구별할 수 있으므로 크고 굵은 선의 원색 그림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보여줄 수 있다.


적당한 그림책:  굵고 단순한 검은 선의 그림책, 만지면 소리가 나는 그림책 
0~6개월 아기의 그림책은 시각자극을 돕는 ‘초점 그림책’이나 아기나 어린 동물들이 등장하는 ‘사물 그림책’이 좋다. 부모가 아닌 어른이나 판타지가 등장하는 그림책은 아기들이 동일시를 못하기 때문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림책의 형태는 초기에는 다양한 색깔로 이루어진 그림이 아닌, 굵고 단순한 검은색 그림이 좋다. 명암 대비가 분명한 흑백 초점 그림책을 보여주면 시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 모양을 구별하거나 색깔을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빨간색 같은 원색은 일찍부터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0~6개월에는 시각 자극뿐 아니라 청각을 자극하는 것 역시 중요한데,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는 헝겊책 등을 보여주면 청각을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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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력에서 감정조절까지, ‘협업능력’을 높이다

애착이 왜 협업능력이 될까? 
애착이 잘 형성되면 아이는 안정된 애착을 토대로 주위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사물을 이해하고 다루는 기술을 배우며, 점차 자신에 대한 유능감을 느끼게 된다. 발달 측면에서도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불안한 애착을 형성한 아이보다 발달이 우월하다. 도구 사용이나 문제 해결 상황에서도 더 열정이 있고, 끈기가 있으며, 다른 사람의 지시를 더 잘 따르며, 좌절도 적다. ‘애착’이라는 단어를 처음 정의한 영국의 소아건강의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영아기에 부모와 안정된 정신적 유대를 이루면 이후에 타인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안정된 애착은 정서의 안정성, 자신감, 신뢰감, 협동심 및 타인을 도우려는 태도로 발달하게 된다고 보았다.

감정의 뇌인 변연계는 생후 8주 무렵부터 활발하게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아기는 이 덕분에 생후 3개월에는 쾌와 불쾌를 인식하고, 생후 5~6개월경에는 불쾌라는 정서를 분노, 혐오, 두려움으로 나눠서 인식할 수 있다. 생후 12개월경에는 쾌라는 정서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의 만족감, 고무된 느낌, 성인에 대한 애정 등으로 나눠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분화는 아이의 뇌, 특히 변연계가 발달하면서 일어난다. 이후 생후 18개월쯤에는 또래나 동생, 형과 같은 아이에 대한 애정, 질투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생후 24개월에는 진정한 기쁨이나 즐거움 등을 알게 된다. 뇌 인지발달의 정도에 따라 아이가 표현하는 감정의 디테일도 달라진다. 생후 6개월 아이가 내는 화와 생후 12개월 아이가 내는 화는 표현방식이 다르다. 생후 6개월은 닥치는 대로 짜증을 내고 악을 쓰고 우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12개월은 자신의 화를 일으킨 사물이나 대상에게 직접 화를 낸다.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은, 아이가 거울이나 사진 속에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 때부터 가능하다. 이 때 비로소 부끄러움, 죄책감, 부러움 등 조금은 복잡한 정서를 표현하게 된다. 물론 생후 6개월 때도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이해하기는 한다. 주로 부모의 얼굴표정을 보고 부모의 감정을 구분한다. 생후 10~12개월경에는 다른 사람의 표정을 참고하여 자신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를 판단하기도 한다. 첫 말이 터지는 생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 자신의 정서를 드디어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만 3~4세경에는 정서의 원인과 결과를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친구가 화난 이유가 자신이 장난감을 나눠 갖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고, 동생을 달래기 위해서 자신이 들고 있는 사탕을 줄줄도 안다. 만 4~5세 경이 되면, 또래가 어떤 정서를 갖게 된 것이 왜일지 추측하는 것도 가능해지는데, 아직은 또래의 마음이나 기분, 동기 등을 세세히 보지는 못한다. 주로 겉으로 보이는 단서들을 재료로 삼는다.

아이는 변연계가 발달함에 따라 감정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것을 배워간다. 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이와 부모와의 상호작용이다. 미소 짓는 아기에게 눈을 맞추고 미소로 대답해주고, 울면 달려가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시도 때도 없이 얼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따뜻한 상호작용으로 아이는 새롭게 알게 되는 감정의 조절과 처리를 하나하나 익히면서 변연계를 계속 발달시켜나간다. 이 과정은 사춘기까지도 계속된다. 특히 ‘사회적 친밀감’이라는 정서는 생후 18개월까지가 감수성기다. 생후 18개월까지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을 하지 못한 아이는 타인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생후 18개월 전의 부모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생후 3주에서 6주 사이에 어미와 충분한 상호작용을 가졌던 새끼 원숭이들은 이후에 격리되더라도 감정의 발달에 큰 문제가 없었던 반면에, 충분한 상호작용이 없었던 새끼 원숭이들은 감정의 발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결정적 시기에 적절한 상호작용이 결핍되면 변연계의 정상적인 발달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경우, 그 결정적인 시기로 아주 중요한 때를 생후 첫 1년까지로 보며, 3세까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 시기는 변연계의 감정을 처리하는 부위가 발달하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아이가 ‘나는 부모에게 항상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어.’, ‘언제 어디서든 내 뒤에는 든든한 부모가 있어.’라고 느끼는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정서가 잘 발달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림. 정서의 뇌

그림책으로 다양한 감정을 경험, 이것이 ‘협업능력 훈련’
" 숲 속의 토끼와 곰은 아주 사이좋은 친구였다. 둘은 어느 날 싸우게 되었다. 둘 다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나?’ 고민되는 상황, 하지만 화가 난 곰은 주먹을 꼭 쥐고는 뒤돌아서며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안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곰은 어쩐지 마음이 찜찜했다. 낚시를 하러가서도, 딸기를 딸 때도 ‘지금 미안하다는 말을 하러 가야 할까?’ 생각뿐이다. 곰은 기분을 바꿔볼까 해서 가장 좋아하는 민들레차를 마셔보지만, 웬일로 맛이 없다. 곰은 용기를 내어 토끼를 찾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다람쥐랑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곰은 기분이 더 나빠져 토끼와 싸운 일 따위는 잊고 맛있는 잼이나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나아질지를 몰랐다. 저녁놀로 온통 세상이 빨갛게 된 저녁, 곰은 다시 토끼에게 찾아가 ‘미안하다’고 말한다. 토끼는 자신이 더 미안하다고 하며 둘은 화해를 했다. 비로소 곰은 마음이 편해졌고, 웃을 수 있었다."

그림책「너랑 절대 말 안 해(가사이 마리 / 북뱅크)」의 줄거리다. 어른이나 아이나 싸움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용기를 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화해를 미루면 미룰수록 마음은 더 불편해진다. 이 그림책에는 마음이 주인공의 행동과 에피소드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지도 동물을 의인화하여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들어온 상황, “싸우니까 기분 좋아? 안 좋지? 안 좋잖아. 그러니까 빨리 가서 사과해.”라고 윽박지르는 것보다 이런 그림책 하나 읽어주는 것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더 잘 가르쳐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