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미디어의 부모지침
소아기 전체에 걸쳐 디지털미디어를 금지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분명 비현실적이다. 그러한 금지령을 성공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해도 또래들이 좋아하는 의사소통 방법을 차단하게 되면 아이는 사회적으로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며, 디지털미디어를 다뤄본 경험이 부족하면 나중에 직업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어린아이는 가까이에서 얘기를 많이 해주는 몇몇 정해지 어른들을 필요로 한다. 아이가 말할 수 있고 그것을 들어주는 어른들, 자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자주 바뀌지 않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람이 실제로 아이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어린아이에게 기계로 들려주는 이야기나 화면을 통한 놀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첫째, 디지털미디어의 노출시간을 제한하라.
문제는 디지털미디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미디어를 주로 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를 주로 보는 환경이 되면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든지 엄마와 그림책을 읽는다든지 운동 발달을 위한 신체놀이를 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미디어는 아이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지능 발달이나 운동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우선 부모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하고 디지털미디어를 보는 시간도 1시간이내로 해야 한다. 아이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일관성 있게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시청을 제한하고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에 다른 흥미로운 공간을 만들어서 다른 것에 열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 더구나 디지털미디어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는 큰 아이와 부모도 함께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상호작용을 늘려라.
자녀와 함께 교육 방송을 시청하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하라.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들과 나란히 텔레비전을 볼 때 아이들은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한다. 아이는 그 방송에서 무엇을 흥미진진하다고 느꼈는가? 그것을 아이의 호기심을 구축시키는 데에 이용하라. 가능하다면 그 주제에 맞는 어린이용 도서관 책들을 대여하라. 이 관심사는 아이가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대화거리의 소재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각종 디지털미디어의 모니터 화면이 아날로그 세상과의 만남과 다른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몰아내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될 때까지 유아들은 미디어 노출이 적을수록 언어 발달에 유익하다. 디지털미디어 노출 없이 혼자서 또는 자주 자기 부모와 함께 할수록 아이는 말을 더 잘 한다.
셋째, 능동적인 활동을 늘려라.
너무 디지털미디어에 장시간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면 아이에게 장난감이나 교구를 손에 들려주거나 그림책을 같이 읽도록 하거나 바깥에서 놀도록 유도하자. 아이를 여러 장소에 데려가라. 도서관, 서점, 아이박물관, 동물원 같은 곳에 데려가서 디지털미디어에서 본 것을 확인하게 하는 것은 교육적 효과가 크다. 아이들이라면 운동을 해야 하고, 일대일 상호작용을 해야 하며,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이들은 자주 햇볕을 쬐어야 한다.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어린아이는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하다. 주변 환경 속에서 아이는 맨 먼저 몸을 움직이고 무엇인가를 잡는 동작을 숙달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자극이 필요하다. 영아가 충분하게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건강한 생활 공간은 이런 신체 활동을 통해 무엇보다 대근육, 소근육 운동발달에 도움을 준다. 아이의 감각 기관들이 건강하게 발달되려면, 어린아이가 구체적인 현실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른들이 가능한 자주 어린아이를 자연으로 데려가라.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동물들 뿐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식물들을 강렬하게 체험하고 자신의 놀이에 그런 체험들을 연결할 수 있다.
넷째,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내용을 피하라.
아이는 자신이 본 것을 모두 흉내낸다. 그러나 부모는 아무도 아이가 디지털미디어에서 본 것을 흉내 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일부 걸음마 아이의 발달 혹은 행동적인 문제는 디지털미디어 노출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디지털미디어의 폭력적인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도 문제가 된다. 아이는 현실과 환상을 혼돈 하는 경우가 있어서 한동안 디지털미디어 자체를 무서워하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두려워하는 것이 얼토당토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창조한 환상은 아기에게 현실적인 것으로 이때 생긴 두려움은 상당 기간 가게 되어 그들에게 부정적이고 지속적인 인상을 갖게 할 수도 있다. 많은 부모들이 내용을 끝까지 보여주는 것이 아이로 하여금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줄거리를 아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무서운 장면에 최소한으로 노출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섯째, 계획을 가지고 디지털미디어를 시청하라.
아이에게 보여줄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프로그램은 부모가 미리 계획을 세워서 고르도록 하자. 이를 위해 신문의 텔레비전 평이나 시청자 단체의 모니터 평을 참조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즐겨보는 장르가 무엇인지 얼마동안이나 집중을 하는지 시청태도는 어떤지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텔레비전을 볼 때 같이 보도록 하라. 텔레비전의 내용을 설명도 해주고 텔레비전의 내용이 부모의 생각과 다르다면 부모의 의견은 이렇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언어 발달이나 인지발달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여섯째, 영유아를 위한 교육용 프로그램에 주의가 필요하다.
말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두뇌강화 DVD나 디지털미디어 앞에 아이를 앉혀 놓는 부모는 실제로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상에서 아기의 언어발달과 두뇌발달에 가장 좋은 것은 부모와 아기의 상호작용이다. 미국 마이애미밀러 의대 제프리 브로스코 교수팀은 12~25개월 유아 9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만 두뇌발달용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DVD를 2주마다 다섯 번씩 6주 동안 보게 하고 매주 DVD에 나오는 단어로 테스트를 했다. 부모들은 보통 아기가 생후 5개월이 됐을 때부터 DVD나 디지털미디어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 두뇌발달 DVD를 본다 해서 언어능력이 특별히 발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DVD를 일찍 보기 시작한 아이일수록 언어발달이 느렸다. 부모는 두뇌발달 DVD를 사고 보여주는데 시간을 쏟을 게 아니라 아기가 무엇을 쳐다보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스포츠중계처럼 실감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디지털미디어에서 나오는 소리와 아이에게 직접 말을 걸어 주는 프로그램, 이야기를 읽어주는 앱, 또는 어른과 함께 보는 테블릿 책, 노래를 직접 만들거나 함께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음악프로그램 역시 아이 발달에는 도움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