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현성 감염으로 대변-입으로 감염되는 것이 주요 전파 경로이며 약 24~72시간의 잠복기를 가진다. 구토와 발열, 피가 섞이지 않은 물설사를 초래하여 탈수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다. 주로 영유아나 아동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나 노인 병동 등에서 집단발병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성인에서는 여행자 설사증이나 에이즈 설사증의 원인이기도 하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불문하고, 설사증으로 입원하는 5세 이하 소아의 1/3정도는 로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다. 태어난 지 1개월이 안 된 영아 감염의 약 1/3에서는 설사를 보이나 2/3에서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6개월~2세의 유아들에게서의 발생률이 가장 높고, 2~3세까지는 모두 감염된다.
우리나라의 전북지역에서 시행된 전향적 감시조사연구에 따르면, 5세 미만의 설사환자의 21%에서 로타 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인되었고 5세 미만의 소아 1,000명당 56.9명의 발생률을 보였다고 한다.
원인
로타 바이러스 감염증은 레오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로타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난다. 로타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증상이 없어진 후 10일까지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존재한다. 감염된 사람이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로타 바이러스는 이 기간 동안 손과 입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 또는 아이의 기저귀를 교환한 후 손을 씻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그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때때로 오염된 물이나 감염된 비말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증상
구토와 발열증상이 나타나고 물설사를 초래해 탈수증을 일으킨다. 이와 같은 특징적 임상 증상으로 설사-발열-구토 증후군이라 일컫기도 한다. 환자의 30%는 39℃를 넘는 발열을 보이고 일반적으로 증상은 4∼6일간 지속된다.
로타 바이러스는 설사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중 가장 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나 감염이 되어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례도 많다.
진단/검사
대변이나 직장 도말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을 확인하거나 혈청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면 진단할 수 있다.
대변 검사에서 혈액이나 백혈구는 관찰되지 않는다. 직장 도말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전자현미경, 효소면역법, 라텍스 응집법이나 다른 면역학적 방법이 있다. 효소면역법은 위양성이 많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역전사 연쇄중합효소반응법(RT-PCR)으로 진단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치료
로타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탈수에 의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탈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수에 대한 기본적인 치료는 경구나 정맥을 통해 충분한 양의 수액을 보충하는 것이다. 또한 지사제의 사용은 삼가고 항생제나 장운동 억제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경과/합병증
구토와 발열증상을 보이고 물설사를 초래해 탈수증을 일으킨다. 영유아의 탈수가 매우 심해지면 사망할 수도 있다.
예방방법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효과적인 예방법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다. 대변-입을 통해 전파되므로 개인위생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장하나 로타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생존력이 강하여 효과적으로 전파를 방지하는 것은 어렵다. 흔히 사용하는 소독약에는 강한 저항성을 보이나 염소소독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경구 면역 글로불린 투여가 질환을 경감시키고 부분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모유수유의 역할이 로타 바이러스 감염의 예방에는 크지 않지만, 여러 연구에 의해 로타 바이러스 장염에 대한 다양한 방어 효과가 관찰되었으므로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원숭이형 로타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4가 경구 생백신(RotaShield)이 미국에서 시판이 허가되었으나, 장중첩증 등의 합병증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시판이 중지되었다. 최근에 개발된 로타 바이러스 약독화 백신인 로타릭스와 사람-소 유전체재편성(human-bovine reassortant) 백신인 로타텍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장중첩증 위험이 없이 로타 바이러스에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시판이 허가되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한미선